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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축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판소리와 플라멩코가 만나다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원장 이종률)은 5월 22일 오후 8시 30분(현지시각) 아바디아 극장(마드리드)에서 ‘코리아 사운드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유네스코 마드리드위원회(La Comision Nacional Espanola de Cooperacion con la UNESCO)의 후원을 받아 ‘한-스페인 전통음악의 만남 : 판소리&플라멩코’ 공연을 개최했다.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 ‘한국의 판소리·스페인의 플라멩코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이번 공연에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판소리와 플라멩코 간 폭발적인 음악적 상승효과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공연장 300석은 만석을 이루었으며, 공연 내내 관객석에서는 연신 ‘얼쑤’, ‘올레’와 같은 추임새가 터져 나왔고, 뜨거운 기립박수도 이어졌다.


전홍조 주스페인 한국대사와 유네스코 마드리드위원회 부사무총장 카르멘 피나르 갈란(Carmen Pinar Galan), 스페인 문화체육부 다원문화국 고문관 필라르 토레(Pilar Torre), 마드리드 플라멩코 협회 주요 회원 등 현지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공연에는 차세대 소리꾼 정보권과 한국 프리 재즈계의 간판으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미연, 타악기 연주자 박재천이 한국대표로 참가했다. 이들은 스페인 플라멩코의 상징으로 꼽히는 호아킨 루이즈(안무 감독), 사라 라모스(무용), 파즈 데 마누엘(노래), 알베르토 푸엔테스(기타)와 함께, 판소리 다섯마당 중 심청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음악적 협연을 선보였다.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현지 관객들에게 “한국에는 다양한 전통음악이 있는데 그 중 오늘 여러분이 들으실 판소리는 개인의 예술성과 인생 전반에 거쳐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성악 장르에 가깝다”라며, “셰익스피어의 사대 비극 같은 명작이 존재하듯이, 한국 판소리 안에도 인간이 한 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감정을 다섯 가지 이야기로 담아낸 작품이 있다. 그 중 오늘 들려드릴 심청가는 맹인 아버지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는 딸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룬다. 모든 관객 여러분과 함께해주신 스페인 연주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마드리드 위원회 부사무총장 카르멘 피나르 갈란은 “절제와 폭발을 넘나드는 창법과 리듬, 드라마틱한 감정표현 등 공통점이 많은 두 예술의 응축된 역사와 철학, 가치를 담아낸 공연이다. 특히 스페인과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무형문화유산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변화·발전시켜, 동시대 관객과 진정으로 소통하며 국경을 초월한 ‘오늘의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문화유산의 무한 가능성을 실히 보여준 프로젝트”라고 호평했다.


스페인 플라멩코의 명인 호아킨 루이즈는 “2012년 전주세계축제에서 박재천 예술가를 비롯해, 우수한 한국인 음악가들과 협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한국장단의 보편성과 강렬한 호소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라며 “바로 그 점 때문에 판소리와 플라멩코의 만남이 마술과 같은 상승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예술적 기량과 경험을 총동원해 보다 자연스럽고 정교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페인 현지 언론도 판소리와 플라멩코의 이색적인 만남에 큰 관심을 보였다. 플라멩코 전문매체 데플라멩코(DeFlamenco)는 4월 27일, “전통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초월해 다문화주의의 정수를 관통하는 공연”이라고 보도했으며, 마드리드 시청 산하 라디오 채널 M21는 5월 22일, 공연에 참가한 예술가들의 심층 인터뷰를 약 15분간 특집 방송했다.


한편 ‘코리아 사운드 페스티벌’은 한국 음악의 다양성을 스페인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으며, 그 첫 문은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트팀 ‘태싯그룹(Tacit Group)’이 열었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인 마타데로 복합문화센터가 주관하는 ‘아시아디지털-미디어 페스티벌(FAN Naves)’의 개막식 초청공연을 맡게 된 태싯그룹은 지난 5월 10일과 11일 양일간 오디오비주얼 공연 ‘tacit.perform[0]’과 함께, <Morseㅋungㅋung(모르스쿵쿵)>, <훈민정악>, 등 대표작들을 선보이며 현지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현지 언론들도 ‘알고리즘 아트’라는 혁신적인 작품 형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스페인 주요 일간지 ABC는 5월 10일, “‘태싯그룹’은 기술을 매개로 예술적 가능성을 탐색하고, 수학적 코드와 시스템을 이용해 즉흥적인 연주를 선보이는 팀”이라고 집중 소개했다. 또한 ‘태싯그룹’은 스페인 공영방송 RTVE 라디오 프로그램 ‘Siglo 21’와 같은 방송사의 테크놀로지 전문 TV 프로그램 ‘Zoom.Net’과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종률 문화원장은 “판소리와 플라멩코 등 한-스페인 양국의 전통음악과 무대 예술이라는 문화 접점을 통해 양국 국민들이 서로에 대해 더욱 많이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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