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르는 작품을 살펴 보시죠! 차가운 겨울, 평창의 열기가 2018년 내내 이어지길 바라며 GO!!
서치라이트(Searchwright)
2018년 3월 13일(화)–3월 16일(금)
3월 20일(화)–3월 23일(금)
<서치라이트(Searchwright)>는 남산예술센터가 지난 해부터 새롭게 시도하는 기획 프로그램이다. 아직 무대에 오르지 않은 희곡, 창작자의 메모장 속에 잠들어 있는 미완의 텍스트, 극단의 회의 테이블에 머무르고 있는 아이디어, 퍼즐이 맞춰지지 않은 낱장의 장면 등 모든 창작 전 단계, 제작 중 과정에 있는 미완의 콘텐츠들을 미리 공유해 보는, ‘아직 ․ 미정 ․ 미확정의 무대’이다.
미정의 무대 위에는 낭독공연, 짧은 워크숍, 30분 이내의 쇼케이스, 주제 리서치를 위한 전문가 Q&A, 공개토론, 컨퍼런스, 프레젠테이션, 피칭 등 다양한 형식으로 ‘과정 중 콘텐츠’가 소개된다. 이 과정을 통해 예술가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함께 작품을 개발하는 파트너를 구축할 수 있으며, 극장은 한정된 소재와 시각에서 벗어나 창작 연극의 예술적 진로를 보다 넓게 고민할 수 있다.
관객은 작품의 제작과정에 참여하여 작품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며, 기획자는 새로운 작품과 창작자를 만나 주도적으로 작품을 발굴할 수 있다. 신작을 준비 중인 창작자 개인 및 단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은 오는 3월 남산예술센터 무대에서 관객들과 상호 공유한다.
'처의 감각' 2017년 4월 5일(목)–4월 15일(일)
작 고연옥, 연출 김정 | 프로젝트 내친김에
2018년 남산예술센터 시즌의 첫 문을 여는 작품은 <처의 감각>(작 고연옥, 연출 김정)으로, 2016년 시즌 프로그램 <곰의 아내>(각색・연출 고선웅)의 원작이다. <처의 감각>은 2015년 제5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으로, 창작 초연 제작극장에서 원작이 먼저 제작되는 통상의 관례와 달리 연출가의 각색 버전인 <곰의 아내>로 무대에 올랐다. 원작 희곡에 대해 작가와 연출가의 해석이 다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에 원작 <처의 감각>은 희곡집으로 발간되었고, 극작가와 원작에 대한 존중으로 <처의 감각>은 2017년 <서치라이트(Searchwright)> 프로그램을 통해 낭독공연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번 시즌 프로그램에서는 텍스트를 파고드는 해석과 탄탄한 연출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연출가 김정과 함께 한다. 고연옥 작가와 김정 연출은 2017년 ‘공연 베스트7’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희곡상’ ‘차범석 희곡상’ 등을 수상한 연극 <손님들>로 고연옥 작가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안정감 있는 중견 연출가와 촉망받는 젊은 연출가의 해석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국유사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하는 <처의 감각>은 비극의 끝에서 인간의 억눌려 있는 본성, 근원을 다시 감각함으로써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건져 올릴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해 말한다. ‘처’를 통해 세상 속에서 약자의 위치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절대적인 존재에게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함으로써 본연의 세계를 회복해가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현실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문제 앞에서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현재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기획 단계에서 독일 하이델베르크 극장 “Heidelberger Stückemarkt” 축제에 공식 초청되어 4월 말 독일어로 낭독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손 없는 색시'
2017년 4월 26일(목)–5월 7일(월)
작 경민선, 연출 조현산 | 예술무대산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에서 ‘인형극’이라는 장르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인형극과 남산예술센터의 협업은 기존 연극계에서는 낯선 작업일 수 있으나, 동시대 현대연극에 대한 사고를 뒤바꿔 줄 새로운 시선과 독특한 상상력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극작가 경민선은 사실주의 극작보다는 전통, 연희, 음악극, 판타지, 다원분야의 공연극작 작업으로 인정받아왔다. 2011년 제2회 대한민국 전통연희 페스티벌 대상,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2014년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 수상작 <운현궁 로맨스>는 올해 1월 KBS 1TV 드라마 ‘조선미인별전’으로 방영되었다.
작가는 희곡이 가진 시적이고 이미지적인 느낌을 무대에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연출가로 조현산 연출을 선택했다. 1993년 서울인형극회에서 시작해 2001년 예술무대산을 창단해 기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작품을 넘어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인형극을 선보여왔다. <달래이야기>, <그의 하루>, <상자>, <선녀와 나무꾼>, <야외극 견우와 직녀> 등 한국적 정서와 색감을 바탕으로 인형극의 연극적 문법을 발견하기 위해 더욱 실험적인 작품들을 창작하고 있다.
신작 <손 없는 색시>는 전통적 이야기 구조를 현대의 캐릭터와 결합하여 창작한 희곡이다. 거대 구조화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우연하게 맞닥뜨리는 상처와 불행을 어떻게 견디고 소화하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슬픔 때문에 손으로 항상 자신의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는 색시. 어느 날 색시의 손은 더 이상 색시의 아픈 가슴을 만지기 싫다며 스스로 떨어져 나와 떠나 버린다. 역시 색시의 슬픔 때문에 늙은 채로 태어난 아들, 붉은 점. 색시는 노인네 아들 붉은 점의 수의를 직접 만들어 주기 위해 손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손으로 아픈 가슴을 두드리고, 손으로 쓰디쓴 눈물을 닦고, 손으로 폭발하는 온갖 고통을 짓누르는 행위에서 시작해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색시, 색시의 손, 색시의 늙은 아들 붉은 점이 어떻게 불행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을 통해 회복이라는 것은 본래 상태로의 복귀가 아니라 문제를 인정하고 곁에 두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우리 모두의 회복을 꿈꾸어 본다.
'에어콘 없는 방'
2017년 5월 17일(목)–6월 3일(일)
작 고영범, 연출 이성열 | 극단 백수광부
그동안 남산예술센터는 민간극단과의 공동제작 파트너십을 통해 좋은 창작 연극을 발견하고, 레퍼토리 작품으로 발굴하고자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예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푸르른 날에>, 2016년 <햇빛샤워>, 2017년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와 <파란나라>가 있었다. 작년에 이어 관객들과 유효하게 나눌 수 있는 주제의 작품으로 올해는 <에어콘 없는 방>을 재공연한다.
지난 2017년 9월, 남산예술센터와 공동제작한 <에어콘 없는 방>(제6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은 초연 당시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에 담긴 반공주의와 이데올로기의 횡포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잡아내 굴곡의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살아온 실존인물을 통해 온몸으로 부딪히며 열심히 시대를 살아온 한국인의 전형을 그려냈다”(서울예대 연극과 교수 황두진)라는 평을 얻으며 ‘제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후보작에 올랐다. 특히 늙은 피터 역을 맡은 배우 한명구의 흡입력 있는 연기와 완급을 조절하는 노련함으로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국내 창작연극 제작의 가능성과 힘을 보여준 <에어콘 없는 방>이 2018년 5월, 다시 한번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의 주인공은 1906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한국, 상해, 미국을 떠돌며 역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었던 실존인물 ‘피터 현’이다. 1975년 8월 7일에서 8일로 넘어가는 단 하룻밤. 독립유공자로 추서된 아버지 현순 목사의 국립묘지 안장행사를 치르기 위해 해방 이후 30년 만에 한국을 찾게 된 70살의 피터 현이 유신호텔 503호에 머물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작품은 그가 겪는 심적 갈등을 호텔방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자아분열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현대사가 세계체계와 충돌하며 그의 인생에 드리워진 식민, 분단, 전쟁, 냉전의 역사를 그리며 다면적이고 경계적인 역사성과 정체성을 다룬다. 이 작품은 지역문예회관 투어협력으로 성남아트센터 ‘시리즈-연극만원滿員’에 초청되어 4월 20일(금)-22(일)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2018년 9월 4일(화)–9월 16일(일)
원작 장강명, 각색 정진세, 연출 강량원 | 극단 동
창작 초연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창작 희곡의 소재를 다양하게 찾고자 노력하고 있는 남산예술센터가 2017년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원작 권여선, 각색・연출 박해성)에 이어, 연극의 재료로서 동시대 한국 소설을 다시 한 번 무대화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2015년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연출가, 극작가,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진세가 각색을, 2016년 <베서니>로 제53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작품상’을 수상한 강량원이 연출을 맡는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고, 수림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장강명의 다섯 번째 소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살인을 저지른 남자, 남자와 서로 사랑한 여자, 남자에게 자식을 잃은 어머니 세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과 고통, 속죄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다룬다. 연극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서사가 전개되지 않고 뒤죽박죽 섞여 있는 소설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한다. 혼재되어 있는 시간 속에 관통하는 것은 그믐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기억 속에 선명하게 존재하는 한 사람의 인생을 기억해내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남자가 죽인 아들과 어머니가 기억하는 아들은 다른 인물로 느껴질 정도로 상이하다. 기억은 고통의 시작이 되고, 고통은 기억을 왜곡시킨다. 기억은 사실에서 오지 않고 사건에서부터 온다. 그렇다고 그 기억은 진짜가 아닌 것일까.
신체행동 연극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는 극단 동과 연출가 강량원은 생각과 인식이 아닌 구조와 세계로부터 비롯되는 행동에 주목하며 인물의 확장을 끌어낸다. 현재 시점에서 재구성한 기억의 재현이 아닌, 과거 당시의 현재에서 인물을 만남으로써 관객은 인물들을 풍부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공옥진의 병신춤 편'
2018년 10월 4일(목)–10월 14일(일)
그린피그 공동창작, 연출 윤한솔 | 그린피그
2014년 혜화동1번지 봄 페스티벌에서 윤한솔과 그린피그가 선보였던 <이야기의 方式 노래의 方式–데모버전>은 ‘판소리’를 소재로 재구성한 작품으로서, 전통의 계승 문제를 판소리 ‘적벽가’의 한 대목을 통해 다루었다. 연극은 장면이 진행되면서 끝에 가서는 80년 광주민중항쟁과 조우해, 의도치 않았으나 ‘판소리’를 통해 광주를 이야기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되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2018년에는 ‘병신춤의 대가’ 공옥진의 1인 창무극을 소재로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공옥진의 병신춤 편>을 만든다.
‘춤이라는 것’, 공옥진의 춤을 키네틱센서를 이용하는 게임으로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한 발상으로부터 시작된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한국전쟁과 창극단 시절, 공간소극장 ‘공간사랑’에서의 공연 이후의 공옥진에 대해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사의 질곡 속에서 공옥진이 춤을 배우는 과정과 춤이 발생되는 지점, 그리고 종국에 나타난 ‘병신춤’이라는 형태에 대한 고민, 키네틱 센서가 읽어 내는 것과 읽어 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통시적 고찰이 필요하다. 공연은 병신춤을 구성을 읽어내고 이를 분석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키네틱 센서를 활용해 병신춤의 동작을 복제해 게임 프로그램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이의 가부을 통해 공옥진의 병신춤을 배우며 병신춤을 ‘현재화’하는 방식이다. 다만 시대별 에피소드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공옥진의 경험과 그 경험으로 비롯된 춤사위/춤의 형태를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공옥진의 춤은 고발하지 않는다. 공옥진의 춤은 은유라는 이름으로 풍자하지 않는다. 공옥진의 춤은 고통을 고통그대로 몸 위에 몸 안에 아로새긴다. 병신춤의 몸은 고통덩어리다. 그린피그와 윤한솔은 이러한 ‘병신되기’를 시도한다.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공옥진의 병신춤 편>은 공모 선정 당시 착상의 신선함으로 많은 지지를 얻었다. 극단이 추구해온 수행적인 연극 방법론과 리서치 작업이 전통의 요소, 그 중에서도 공옥진의 개성적 춤인 ‘병신춤’ 속에서 어떤 다면적인 만남을 이룰 것인지, 이것이 어떤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
2017년 10월 25일(목)–11월 4일(일)
작, 연출 최치언 | 창작집단 상상두목
2018년 공동제작 공모를 통해 선정된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는 시, 소설, 희곡 분야에서 모두 등단한 최치언 작가의 작품이다. 그는 전작 1980년 광주 이야기를 다룬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을 통해 광주 시민들이 보여주었던 삶을 통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윤리의 문제를 다뤘다.
이번 신작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에서는 80년대를 배경으로 ‘용기’에 대해 말한다. 이 작품은 억울하게 강도 누명을 쓰고 감방에 들어간 남자가 자신을 잡아 용감한 시민상을 받은 남자를 찾아가 딱 한 번만 칼로 배를 찌르게 해달라고 하면서 시작한다. 블랙코미디로 풀어낼 이번 작품을 통해 그는 역설적인 방법으로 동시대를 통찰한다. 시대가 인간에게 던지는 모든 질문은 딜레마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질문은 그 자체가 딜레마이며, 최후엔 용기의 문제가 된다. 관객들은 극 중 인물들이 발휘하는 ‘최후의 용기’를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를 연발하며 보게 되지만 인물들이 직면한 딜레마가 지금 우리에게도 던져질 수 있는 질문임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 최치언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을 여지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2015년 시즌 프로그램 <소뿔자르고도망가선생> 작가로 참여했던 그는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에서 직접 연출을 맡는다.
'두 번째 시간'
2017년 11월 15일(목)–11월 25일(일)
작 이보람, 연출 김수희 | 극단 미인
<여자는 울지 않는다>, <소년B가 사는 집> 등 신진작가답지 않은 거침없는 필력과 참신한 소재로 주목받아온 극작가 이보람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작품의 주제와 문제의식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주로 해오고 있다. 2014년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선정작으로 초연한 이후 2015년 국립극단 ‘젊은연출가’전을 통해 뜨거운 화제가 되었던 <소년B가 사는 집>에서 14세에 살인을 저지른 소년과 그의 가족의 일상을 통해 죄의 무게를 물었다면, 신작 <두 번째 시간>은 독재정권 시절 의문사로 죽은 남편을 둔 부인의 삶을 통해 기록된 역사에서 빗겨난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위인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녀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때로는 사회복지사에게 생활보조금의 사용출처를 고백해야 하는 근근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어떤 역사에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않을 평범한 사람, 그러나 그 찬란한 역사적 순간을 간직하고 살아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작품을 통해 고요하고 끔찍한 사실을 발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쟁과 독재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답답한 지금의 역사를 이해하고, 올바른 한 걸음을 어떻게 내디딜 수 있는지, 그 힘은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지를 찾아보고자 한다.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자신이 잃어버린 것에 대해 묵인한 사실은 한 사람의 분노와 슬픔으로 끝나지 않고 반드시 겪게 되는 벌로 돌아온다는 것을, 한 사람의 용서와 망각으로 끝나지 않고 역사의 반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작품을 통해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시간>은 2016년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에서 처음 발굴돼 2017년 <서치라이트(Searchwright)> 프로그램에서 낭독공연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번 시즌 프로그램은 <소년B가 사는 집>으로 호흡을 맞췄던 극단 미인의 김수희 연출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다. 김수희 연출은 그동안 <창신동>(2013), <당신의 손>(2013), <공장>(2014), <말뫼의 눈물>(2017)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사회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면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는 탄탄한 연출력을 보여주었다. 이보람 작가와 김수희 연출 모두 남산예술센터에서 시즌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두 작가와 연출가가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그 만남이 주목된다.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가제)'
2017년 12월 5일(수)–12월 7일(금)
한국, 일본, 홍콩 국제공동제작 프리-프로덕션
크리에이티브 VaQi ‘이경성’(한국), 극단Q ‘사토코 이치하라’(일본), Artocrite ‘웡 칭 얀 버디’(홍콩)
식민지, 냉전과 내전, 고속 경제 성장, SNS, 재난, 민주화 운동, 촛불집회 등 아시아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유럽의 몇 세기를 압축해 살아왔다. 한국에서는 최근 대통령 탄핵과 관련하여 촛불과 맞불집회 속에서 드러난 세대 간의 갈등과 대립, 홍콩에서는 노란 우산 집회를 이끈 노란 리본과 파란 리본 간의 갈등과 대립, 일본에서는 재난과 경제 침체 이후 경제 구조 안에서의 세대 간의 갈등 등 각 국가 또는 도시에서의 세대 간의 경험은 유사하면서도 도시의 역사성을 내포한 차이를 드러낸다.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가제)’는 한국, 일본, 홍콩의 80년대생 연출들이 시대,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에 주목한다.
80년대생 창작자인 한국의 연출가 이경성(크리에이티브 VaQi), 일본의 연출가 사토코 이치하라(극단Q), 홍콩의 웡 칭 얀 버디(Artocrite)는 각 나라의 정치, 사회, 문화적 이슈를 공유하고 연극적 방법론을 모색하여 이를 12월 쇼케이스를 통해 선보인다.
관련 정보 서울연극센터 | 위키피디아 하인델베르크 | 위키피디아 키넥틱 아트 | MEDIA N
'공연·전시·축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 거리 예술가...도전하시죠!! (0) | 2018.02.18 |
---|---|
강남역 4거리, 국악 홍보관 (0) | 2018.02.18 |
전통사자춤, 연날리기...즐길거리와 함께 황금연휴 보내세요!! (0) | 2018.02.09 |
설 연휴…볏짚아트와 특별한 추억 어떠세요? (0) | 2018.02.08 |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유휴공간 프로젝트 vol 2. (0) | 2018.02.06 |